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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품 소개

석유림 <What’s in Myoring’s Head! >

-석유림, What’s in Myoring’s Head! 

나는 내가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내가 아닌 이미지로- 편집되고 대상화 되는 것이 두렵습니다.
내가 가지고 있는 단편적인 모습들, 무의식적으로 뱉은 말들이 어떤 상대의 뇌속에서 온전한 나의 모습을 하고 살아갈 것을 생각하면 소름이 돋기도 합니다.

이 때문에 나는 자주 나를 해명해야할 것 같은 강박에 시달렸습니다.
나의 행동에 대해서, 나의 생각에 대해서.
나에 대한 어떤 이미지가 쌓이기 전에 그것들을 부숴버리고 싶었습니다.
불가능 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가 온전히 나로 받아들여질 수 있길, 나의 이해에 어떠한 틈이 없기를 바랄 때도 있었습니다.

그런데 나도 내가 뭔지 누군지 모르겠는데 어떻게 남에게 나를 이해시키겠는가… 말할때마다 뇌가 꼬이고 오해는 커지고 그 난장판 속에서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었습니다. 이 프로젝트는 3가지 의미를 가집니다.

1. 내가 나에 대해 정리하는 것

2. 내 뇌를, 생각들을 당신들에게 보여주는 것

3. 이 작품을 통해 나에게 안전한 해명의 공간이 생기는 것

내 복잡한 머릿속을 열어 차분히 정리하고 그것을 보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며 나는 2020년 시점에서 나에 대한 정리를 마칠 수 있을 것입니다. 당신들은 이것을 보며 나의 괴팍함, 고집 혹은 사랑스러움^~^ 의 원천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. 다만 이 작품을 관람할 때는 나에 대한 이미지들을 버리고 붙어있는 모든 것들을 그대로-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습니다. 언젠간 무뎌져야겠지만 여전히 놓을 수 없는 것이 있어서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