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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품 소개

송채민 <곰다쥐>

곰다쥐 라는 캐릭터는 되고 싶은 나와 기억되길 바라는 나 사이에 태어난 어중간한 존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. 여기에서 되고 싶은 나라는 존재는 생각이라는 것을 하기 시작하면서 보이기 싫은 자신을 숨기기 위한 하나의 방어 수단이었습니다. 숨기고 싶은 이유는 한가지 뿐 이었습니다. 그저 성별, 인종, 외모에 연연해하지 않고 본연의 나 자신을 바라봐주길 바라는 욕망. 하지만 이러한 욕망은 오히려 제 자신을 숨기고 새로운 아바타를 만들어내는 모순적인 모습이 되었습니다. 나 자신을 온전히 바라봐 달라 하면서 자기 자신은 숨기다니, 참 아이러니 합니다.

-송채민, 곰다쥐

모난 부분을 도려낸 자신의 모습을 진정한 자신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? 그것도 나라는 인간의 한 부분이 인정하고 싶었지만 쉽지는 않은 일입니다. 누구나가 그럴 것이고 저 역시 그랬습니다. 그래서 곰다쥐 라는 캐릭터를 더욱 더 고민하고 튼튼한 뼈대를 만들 필요가 있었습니다. 나의 좋고 싫음, 그리고 이상하지만 아름다운 세상을 눈으로 담아내고 생각으로 도출해야 하니깐요.

그 결과물이 바로 앞에 있는 곰다쥐 입니다. 사람인지 동물인지 알 수 없는 모습과 뜬금없이 정장을 입은 동물. 이 모델은 저의 아바타이며 제가 사랑하고 어루만져주고 싶은 자화상 입니다. 좋아하는 동물의 모습과 입고 싶은 옷을 입은 나의 아바타. 투박하고 아직은 미성숙하지만 처음으로 머릿속의 곰다쥐를 실사화 한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. 그리고 이 시작이 앞으로 송채민과 곰다쥐 라는 캐릭터 사이에 어떤 상호작용을 할지 큰 기대를 두고 있습니다.

영상은 곰다쥐 라는 캐릭터를 처음 상상해본 3년 전을 시발점으로 본 세상을 회상하는 영상입니다. 저에게 있어 3년이라는 시간은 참 짧으면서도 제 인생에 변화가 있었던 시기였습니다. 그런 만큼 참 고생이 많기도 하고 애틋한 마음이 큰 시간들입니다. 영상에 넣은 사진들은 나를 힘들게도 하였지만 강하게도, 슬픔이었지만 기쁨으로 변하게 했던 사건들의 조각입니다.

그 조각들을 한대모아 마치 조각보처럼 곱게 정리해 졸업이라는 끝을 새로운 시작으로 생각하려 합니다. 조각조각 모아 만들어진 조각보가 앞으로의 여정을, 고난을 닦아줄 용기로 쓰여졌으면 좋겠습니다. 그래서 미래의 불안 그 조각보로 달래며 앞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싶습니다.